자가격리 없애고 마스크 의무화도 폐지… 일상 향하는 美·유럽

‘위드 코로나’ 시동 건 지구촌

英 존슨, 오늘 자가격리 폐지 등 대책 발표
96세 여왕도 코로나 확진… “증상 경미”
스웨덴·덴마크 등 유럽국들 행보 연장선
美도 하와이 제외 마스크 착용 강제 안 해
FDA, 백신 4차 추가접종 허가 검토 시작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남부 말뫼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선 손님들이 자정이 막 지나자 마스크를 벗은 채 '셀카'를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루 10만명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는 한국보다 일찍 오미크론 변이종을 경험한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영국은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마저 없애기로 했다. 미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1일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 폐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 9일 하원 연설에서 “하원이 휴회 후 다시 모이는 21일에 ‘위드 코로나’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고무적인 추세가 계속되면 코로나19 규제가 예정보다 한 달 일찍 폐기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영국에서 확진자는 법적으로 5일간 격리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가디언은 “이번 발표로 규정이 폐지되면,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감기 증상인 아이들이 등교할 수 있게 된다”고 짚었다.

 

다만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 폐지는 수도 런던이 포함된 잉글랜드에 한정한다. 적용일은 이번 주말부터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무료였던 신속검사도 학교, 병원 등에만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찬반 격론을 벌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발표에 앞서 이날 존슨 총리는 성명에서 “코로나19는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19일 기준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3만4377명이며, 사망자는 127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영국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략에 관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크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18일 NHS의 상급 간부 3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79%가 무료 코로나19 검사 중단 계획에 동의하지 않거나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75%는 확진자 자가격리 폐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왕실은 20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여왕이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인다고 밝혔으나 96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여타 유럽 국가도 줄줄이 일상 복귀를 선언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이미 대부분 해제했고, 광범위한 진단 검사도 중단했다.

 

덴마크도 이달부터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과 백신패스 이용을 해제했다. 네덜란드는 18일부터 음식점과 술집의 영업시간 규제를 기존 10시에서 새벽 1시로 연장했다.

 

미국에서는 하와이를 제외하고는 조만간 주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뉴멕시코·워싱턴주가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본토에서는 곧 주 차원의 마스크 의무화가 없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날 즉각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폐지 대상에는 학교도 포함된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마스크 의무화를 이미 해제했거나, 폐지한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은 곳은 하와이주 하나만 남게 됐다.

 

마스크 지침 해제와 동시에 백신 4차 추가접종 논의도 시작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4차 접종(두 번째 부스터샷) 허가 검토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