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2018 평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김보름(29)은 시상대 두 번째 높은 자리에 섰다. 그러나 그는 시상대 위에서 웃지 못했다. 노선영, 박지우와 함께 참가한 팀추월에서 ‘왕따 주행 논란’이 제기되어 전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은메달이 확정된 순간 빙판을 돌며 큰절을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어쩌면 평창 동계올림픽 통틀어 시상대에서 유일하게 웃지 못한 선수는 김보름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4년이 지나 베이징에서 다시 맞이한 동계올림픽 무대. 여자 3000m와 팀추월까지 함께 출전했던 평창과 달리 이번 베이징에선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만 집중했지만, 8분16초15의 기록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은메달을 따내고도 울어야 했던 4년 전과는 달리 더 없이 ‘행복한 5위’였다. 2연속 올림픽 메달에는 실패했지만, 김보름은 이번 베이징에서 메달보다 더 소중한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를 얻어내며 남은 선수 생활의 원동력을 얻었다. 4년 전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갈 정도였던 ‘왕따 주행’ 논란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와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보상 소송 승소를 통해 진실이 밝혀졌기에 김보름은 국민들의 응원 속에 다시 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