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과 대선 완주를 선언했다. 지난 13일 후보등록 직후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안 후보는 회견 후 서울 홍대 앞으로 이동해 곧장 유세를 재개했다. 이번 대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일단 원점으로 회귀하며 선거판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정치개혁과 통합의 비전 등은 도외시한 채 선거 유불리만 따진 단일화 논의의 필연적인 귀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어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자신의 제안에 즉답하지 않고 여론전을 펼치며 제안의 진정성을 폄훼했다고 결렬의 책임을 돌렸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심지어 (국민의힘은) 우리 당이 불행을 겪는 틈을 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정치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로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한 뒤 국민의힘 일각에서 안 후보 중도 사퇴설과 경기지사 제안설이 흘러나온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에게도 지지율 하락과 유세차 사고 등 악재가 겹치자 또다시 승부수를 던지는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