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자신의 정치인생 근거지인 경기도에서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노후신도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원스톱 부동산규제 철폐법’으로,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와 완전한 차별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안양 유세에서 “저도 성남 분당신도시에 산다”며 “쪼개지고 비 새고 배관 썩고 못 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재건축을 하거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잘 안 된다”며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 좋은 집에서 편안하게 사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성된 지 30년이 지난 분당·일산·평촌·산본 일대 1기 신도시 지역 아파트의 재개발과 리모델링을 대폭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4종 일반주거지역을 도입해 용적률을 50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내곡동에 5만호 규모의 강남 청년타운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청년 기본청약제도’를 도입해 전체 특별공급 물량의 10∼15%를 청년층에 공급하겠단 방침이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을 ‘유능과 무능’ ‘미래와 과거’ 간 대결 구도로 규정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우리의 미래를 더 낫게 만들고, 국민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게 만들고, 청년들이 기회 부족으로 편 갈라 싸우지 않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맨날 남의 뒤를 뒤져서 정치보복 하겠다는 건가”라고 했다. 윤 후보가 집권 시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 선상에 올릴 수 있다는 취지 발언을 한 점을 도마에 올린 것이다.
수원 유세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비협조적인 국민의힘을 질타했다. 이 후보는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엄혹한 환경에서 ‘국민이 고통받으면 표가 나오겠지’ ‘상대방을 더 증오하겠지’ ‘그럼 우리에게 유리하겠지’ 해서 추경 편성을 못 하게 하는 것을 용서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갖고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게 구태정치 아니겠나”라고도 했다. 전날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14조원 규모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았음을 질타한 것이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추경안 처리를) 오늘 꼭 해야 하나’라며 반발한 것을 두고는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오늘 바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일단 굶어 죽게 생겼으니 300만원이라도 빨리 지급하고, 이재명이 당선되면 곧장 특별추경 또는 긴급재정명령으로 50조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에 대해 “‘신용 대사면’을 해서 정상적인 금융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전북 전주 유세에서도 “사람이 죽어야 자기들한테 표가 오나”라며 추경 처리에 비협조적인 야당을 비판했다. 익산에서는 “전북도 호남의 한 부분이 아니라 새만금 전북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권과 재정역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번 주말 유세에서는 이 후보의 복장과 퍼포먼스도 화제였다. 익산에선 “코로나 째깐한(조그만) 것 확 차불겠다”며 오른발을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발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수원에서는 ‘공약 9단’이라고 적힌 도복과 검은 띠를 매고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 고통’이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했다.
한편, 이날 안양 유세 현장에서 일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취재진을 향해 ‘기레기’라고 야유하고, 풍선으로 머리를 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 후보가 이날 유세에서 “언론에서 저는 맨날 욕만 한다”며 언론 보도를 비판하자, 지지자 중 일부가 취재진을 발로 톡톡 건드리거나 들고 있던 풍선으로 취재진의 머리를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