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현재 취업 활동 중인 MZ(밀레니얼+Z) 세대 구직자 1183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ESG 경영 기업 취업 선호도’에 따르면 응답자의 51.6%(573명)가 취업 희망 기업을 살펴볼 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여부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이 중 61.1%(723명)가 ‘ESG 경영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MZ 세대 구직자 10명 중 8명(79.3%)은 구직 활동 시 ESG 경영 여부를 살펴본다고 응답했다.
또 ESG 활동을 취업 조건으로 보는 구직자 중 43.4%가 기업의 탄소 저감 및 기후 위기 예방에 관해 관심 있게 보았고, 42.5%는 사회(Social) 문제 해결 노력을 본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들이 ESG 활동을 접하는 매체로는 ▲언론 기사나 뉴스(42.1%) ▲기업 홈페이지 정보(32.5%) 순이었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63.5%가 MZ 세대이다. 이 중 60%는 아시아에 있고, 16%는 아프리카, 8%는 각각 유럽과 남미에, 7%는 북미에 거주하는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 이들이 떠오르는 신흥 경제시장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례 서한을 통해 글로벌 ESG 시장의 가속화를 촉진해온 투자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MZ 세대 직원 중 63%가 기업 목적을 이윤 창출보다 사회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2019년 소개한 바 있다.
실제로 MZ 세대는 흔히 미닝아웃(meaning-out·신념을 표출시키는 소비행위)으로 표현되는 ‘가치소비’를 이끄는 파워 소비 그룹이다. 국내에서도 ‘돈쭐’(착한 가게에 대해 단체 구매로 지원하자는 뜻)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내며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소비자를 정의하는 개념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고가 명품의 운명을 좌우하는 최대 프리미엄 구매층이기도 하지만, 오픈런(상품 구매를 위해 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것)과 리셀(resell·산 물건을 되파는) 등 기존 명품을 구매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형태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는 명품 시장에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생) 비중이 2019년 8%에서 2021년 17%로 두배 이상 커졌고, 밀레니얼 세대(80년대 초반 태생)비중은 36%에서 46%로 높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5년쯤에는 명품 구매층 10명 중 7명이 40세 이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MZ 세대는 자신을 위한 보상소비를 적극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무엇보다 MZ 세대는 이전보다 청년기에 훨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에 진출했지만, 그러한 경력을 활용하기 힘든 블라인드 채용, 100년 가까이 급여를 모아야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높은 부동산 가격, 코로나19 장기화, 텅 빈 캠퍼스와 웹 수업, 인공지능(AI) 일자리 등을 지속해서 경험하면서 사회 불공정과 좌절감, 무기력함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동시에 MZ 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가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지금보다 많은 장벽에 부닥쳐야 하는 점도 이들의 사고방식과 소비가치를 결정짓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MZ 세대가 맞닥트린 불확실하고 불공정한 미래는 가상화폐나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주식 투자와 같이 기존 일자리가 줄 수 없는 비정규 수익에 관심을 가지게 했고, 소비 역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존 세대를 아우르는 최고 아티스트이자 글로벌 최대 인플루언서인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을 통해서도 이러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총회 기간 개최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 개회식에 참석한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전 세계의 청년 대표로 개회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속가능개발목표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간 균형을 맞추고, 모두가 공평한 혜택을 누리기 위한 공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개발목표의) 17개 목표 가운데 인종 차별과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SNS에) 의사를 표명하고 발언을 하고 있다.”
MZ 세대의 생각을 이끄는 중심에는 ‘공정’, ‘친환경’, ‘기후 대응’, ‘차별 반대’, ‘지속가능한 미래’, ‘미래에 대한 현세대의 책임’, ‘균형적인 사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명품을 둘러싼 이들이 두는 가치 역시 ‘값비싸고 사치스러운 제품’만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가치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제품’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점도 알 수 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 기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