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힘들었는데 포괄임금제까지 시작되면 (개발자 구하기가) ‘더 높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E-스포츠’ 관련 플랫폼을 개발 중인 강모 대표는 최근 카카오페이의 포괄임금제 폐지와 관련해 “또다시 인력난이 닥쳐올 것이 뻔하다”며 한숨지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의 포괄임금제 폐지 등 직원 처우개선이 타 기업에 불똥이 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수당이 산정돼 있어 포괄임금제에 불만이 크지 않은 사무직과 달리 개발자 직군의 경우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임금제의 변화가 수익성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2019년 5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이 60만원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경쟁적으로 직원 인건비를 인상했던 넥슨(-18%)과 넷마블(-43%), 엔씨소프트(-55%)는 신작의 저조한 실적과 더불어 비용 증가로 인해 전년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고연봉과 제대로 된 사내복지를 제시하기 힘든 중소기업의 개발자 구직난은 더욱 심화할 태세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기관인 본투글로벌센터가 센터 회원사 47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95.7%(45곳)가 “IT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 IT 중소기업 관계자는 “잦은 개발자 이직으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프로젝트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의 경우 52시간제 적용의 탄력적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 정부지원 기관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IT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52시간제 적용 배제와 소프트웨어 직업교육 활성화에 목소리를 기울여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개발 인재 양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