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세 번째로 맞붙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TV 토론회에선 이, 안, 심 후보가 지지율 1위 윤 후보를 집중 견제하며 새로운 전선을 형성했다.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작심 공세를 펼쳤다. 윤 후보 답변에 안 후보가 수차례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을 보이는 등 토론회 내내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양강’ 이, 윤 후보도 다양한 토론 주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윤 후보가 “공유할 수 있는 것도,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하자, 안 후보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 후보가 정부 데이터 공개의 중요성을 설명하자 윤 후보는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면 민간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공공 데이터가 돌게 돼 있다”고 이어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다시 한 번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심 후보는 윤 후보의 주식 양도세 폐지 공약을 비판하며 주식 양도세 도입 이유를 물었고, 윤 후보는 2초가량 답을 하지 못하다 멋쩍은 듯 “글쎄요. 한 번 가르쳐 주십시오”라며 웃었다. 심 후보는 윤 후보가 선관위에 낸 자료를 들어 종합부동산세를 얼마 냈는지도 물었고, 윤 후보는 머뭇거리다 “까먹었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92만원 내셨다”며 “30억짜리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 폭탄 맞아 집 무너졌느냐”고 지적했다.
이, 윤 후보 토론 중에는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했던 윤 후보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승진이나 급여, 보직에서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 게 사실인데 무책임한 말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집합적인 남자, 집합적인 여자 문제에서 개인 대 개인 문제로 바라보는 게 훨씬 더 피해자나 약자의 권리, 이익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경제정책을 두고 이 후보에게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을 모델로 제시했는데,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나서면 민간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현성이 없다고 하는데 계속 같은 생각인가”라고 물으며 “원래 생각을 잘 바꾸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발언 기회가 돌아오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검사 출신이니까 합리적 근거를 갖고 말씀하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