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새벽(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함해 주요 도시의 군사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 전면 침공을 강행했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까지 근접하는 등, 우크라이나가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긴급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침공 9시간만에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부 지역까지 진입했다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최소 병사 40명과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 중”이라면서 “고정밀 무기에 의해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 군사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등이 망가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계엄령을 선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어떤 생각을 하든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단교를 선언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전면 제재를 거듭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작전 개시 선언 직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이라며 “동맹과 단합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러시아 제재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와 군사 대응 방침을 논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제재에 대해 “지금까지 시행된 것 중 가장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 대사들은 긴급회의 뒤 동부 유럽 지역에 육해공 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으나, 직접 파병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는 상호 협의를 위해 ‘조약 4조’를 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러시아에 우호적 의사를 밝혀 온 중국은 비판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