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북 군산을 찾았다.
대선을 보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 여권의 '‘심장부’ 호남을 찾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군산 방문의 경우 대선 레이스와 떨어져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분위기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 판세 속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후보가 야당의 불모지와 다름없는 호남에서 적극적으로 득표 활동을 벌이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여기에 더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인 가운데 이뤄진 터라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은 대선과의 연관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텃밭인 호남에서 기대만큼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선거와는 무관하다며 완강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군산의 조선소 재가동 문제는 대통령이 아주 오랫동안 걱정하고 염려한 문제”라며 “군산은 문 대통령에게 ‘아픈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2017년 5월 10일 취임 직후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지명한 뒤 “전북을 책임지고 챙겨달라”며 새만금, 전주혁신도시와 함께 군산 조선소 가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할 것을 각별히 지시한 바 있다.
2019년 10월에는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GM공장 폐쇄 사태를 언급하며 “그동안 군산이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이제 군산은 전기차 메카로 우뚝 설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군산 방문은 정치적 계산과는 무관하게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정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선거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공정하게 선거 관리를 하라”며 “문 대통령이 그동안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에 쏟은 관심은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이번 방문이 순수한 민생행보라는 설명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텃밭 표심을 챙기는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대구·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민주당이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게 아니라면, 문 대통령도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