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북한이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참은 어제 “27일 오전 7시 5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고도 620㎞로, 300㎞ 정도 날아갔고, 낙하한 곳은 북한의 동쪽 해안부근”이라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28일 만이다. 올 들어서만 8번째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엄중한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번에도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 안이한 안보인식을 드러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지금을 도발의 타이밍으로 잡은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작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소형 경량화된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거리 확보 등 전략무기 개발, 극초음속미사일, 수중 및 지상발사 고체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북한이 최근 보여준 무기 기술 수준은 목적지가 멀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어제 도발은 1984년 미국·영국·러시아가 안전보장을 약속한 ‘부다페스트 조약’을 믿고 핵무기를 포기했다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지금의 우크라니아’ 신세가 되지 않겠다는 선언일 수도 있다. 북한 이슈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대미압박과 함께 한국의 3·9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