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폐지되면서 식당 등에 출입할 때 더는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백신 미접종 동거가족도 격리하지 않는다.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방역조치가 사라지는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기세가 대단하고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도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유행 가속화와 위중증·사망자 급증 가능성이 우려된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1일 0시부터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1종과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에 대해 방역패스 적용 조치가 해제된다. 지난해 11월 방역패스가 도입된 지 120일 만이다. 4월1일로 예정된 청소년 방역패스도 시행하지 않는다.
확진자 발생 억제를 위한 조치 대부분이 중단되면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3차 백신접종과 청소년 접종률을 끌어올릴 유인책이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행 확대가 불가피하다. 방역 당국은 3월 초∼중순 확진자가 하루 최대 18만∼35만명 발생하고, 중환자는 1200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피해가 날 수도 있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는 114명으로 최다 기록을 이틀 만에 경신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늘어날지는 측정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중환자 병상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재택치료 중인 소아 코로나19 확진자 사망이 잇따르자 소아 확진자를 대면으로 진료하는 소아과 병·의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소아 외래진료센터를 확충하고 있으나 권역별로 설치돼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월30일~2월26일 0~3세 확진자는 5만9071명, 4~6세는 9만7535명으로, 이 중 위중증 9명, 사망 2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