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이틀 앞두고 막판 네거티브에 열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의혹을 파고든 데 이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의혹은 물론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질타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무부로부터 윤 후보의 부동시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대 후보 약점을 캐내기 위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자료는 박범계 법무장관이 출석해 직접 제출했다. 회의실에는 박광온 법사위원장과 양당 간사 등 최소 인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1994년과 2002년, 2019년 시력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시는 양안 시력 차이가 커서 생기는 일종의 장애인데, 윤 후보의 시력이 들쭉날쭉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권은 윤 후보가 병역 기피를 위해 시력검사를 허위로 받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소년범 의혹 해소를 위해 범죄경력 일체를 밝히자는 주장을 펴 왔다.
그런데 정작 양당은 박 장관이 자료를 들고 오자 약 2시간30분 동안 신경전만 벌였을 뿐, 열람은 하지 않았다. 박 장관이 이 후보 관련 자료 없이 윤 후보에 대한 자료만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 자료를 경찰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여야는 경찰청장에게 자료 제출 요구를 하는 데 합의하고 3일 두 후보의 자료를 동시 열람키로 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윤 후보 아내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2010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에 관여한 바 없는데도 김씨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주요 전시 경력으로 내세웠다는 취지다. TF가 제기한 김씨의 허위 이력은 까르티에전과 반고흐전, 앤디워홀전에 이어 네 번째다. TF는 김씨를 겨냥해 “막장 허위의 달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거짓 네거티브”라며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국민의힘도 가만 있지 않았다. 대선 기간 내내 이어져 온 ‘대장동 의혹’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이 후보의 ‘검사 사칭’ 허위 소명,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전방위로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선대본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후보를 살려내기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포섭한 상황들이 새롭게 드러났다”며 재판거래 의혹에 불을 붙였다. 이 수석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던 2019년 김만배씨가 권순일 당시 대법관에게 50억원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재명 후보가 그들로서는 반드시 살려내야만 하는 인물, 대장동 개발사업의 ‘설계자’이자 ‘몸통’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전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허정환 수석부대변인은 “이 후보가 대선 후보 공보물에 ‘검사 사칭’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마저 거짓 해명하며 끝까지 국민을 속이려 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허 수석부대변인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국민들께서도 선거기간 내내 거짓말을 반복하더니 선거공보물까지 허위로 만들어 국민을 속이려 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처가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의혹에 대한 여권 공세에 이 후보의 아내 김씨를 거론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실은 “민주당은 김혜경씨 ‘대법관(대리처방·법인카드 유용·관용차 사용) 의혹’은 수사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면서 김건희 대표 계좌를 모두 공개하라고 주장한다. 이 무슨 내로남불 행태인가”라며 “증인과 증거들이 넘쳐 난다. 포괄적 사과 운운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