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대체 우유가 뜨고 있다. 귀리(오트)로 만든 우유가 큰 관심을 받으면서 감자, 해바라기씨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대체 우유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이 건강과 환경까지 고려한 식품을 찾으면서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우유도 새로운 제품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전문점 휩쓰는 귀리 우유
매일유업 관계자는 “귀리 우유에 대한 수요가 여러 유통 경로로 확인됐다”며 ”귀리 우유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 시판으로 확대하고 카페라떼용으로도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메이징 오트는 지난 8월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약 일주일간 1만2500세트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매일유업은 기존 언스위트와 오리지널 2종(190㎖)에 이어 최근 950㎖ 대용량 제품도 출시했다.
귀리 우유를 활용한 음료도 다양해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귀리 우유를 넣은 카페라떼가 인기를 끌자 귀리 우유에 코코넛을 더한 ‘데일리 오트 코코넛 라떼’, 귀리 우유와 바나나를 함께 넣은 ‘데일리 오트 바나나 프라페’ 등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코카콜라 커피 브랜드 조지아는 귀리의 맛을 커피의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우유에 녹인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를 내놨다.
귀리 우유를 비롯한 식물성 대체 우유는 원래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나는 유당불내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위해 개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생산 과정에서 우유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는 점에서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채식의 연장선에서 대체 우유가 주요한 제품군으로 떠오른 것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두유를 포함한 국내 대체 우유 시장 규모는 2016년 4663억원에서 2021년 6337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감자·해바라기씨 우유도 있다
콩으로 만든 두유, 아몬드 등 견과류로 만든 우유에 이어 귀리 우유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우유 대체 식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 대체 우유 시장에서 떠오르는 제품은 감자 우유다. 스웨덴에서 출시된 감자 음료 브랜드 더그(Dug)를 시작으로 여러 식품기업이 감자 음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 유통업체 웨이트로즈는 2022년 식음료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두유·아몬드·귀리 우유가 인기를 얻었으나 이제는 감자 우유의 차례가 왔다”며 올해 주목해야 할 제품으로 감자 음료를 꼽기도 했다.
감자 우유는 크림 같은 부드러운 맛과 질감에 거품을 내기 쉬운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는 뿌리채소인 감자를 재배할 때 귀리보다 토지 효율성이 2배 높고 아몬드보다 56배 적은 물을 사용한단 사실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해바라기씨·참깨 등의 씨앗류도 대체 우유로 개발됐다. 푸드테크기업 더플랜잇이 내놓은 씰크(XILK)는 해바라기씨·콩·코코넛오일·올리브오일 등 여러 식물성 원료를 혼합한 제품이다. 우유의 유당을 대체하는 슈거애플, 비정제 원당 등도 넣어 맛과 질감을 우유와 비슷하게 설계했다. 커피전문점 업계를 겨냥한 ‘씰크 바리스타 에디션’ 제품이 출시돼 있다.
더플랜잇 관계자는 “식품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우유와 가장 가까운 맛과 특성을 구현하고 단일 원료 특유의 맛이 강한 기존 식물성 대체 우유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쌀·옥수수 등 곡물과 아몬드·헤이즐넛 같은 견과류 등도 대체 우유에 사용되고 있다. 대체 우유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