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서방에서 지원한 ‘비밀 무기’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대전차·대공 무기들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러시아군에 상당한 타격을 입히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러시아군 헬리콥터가 지상에서 쏜 휴대용 미사일에 직격당해 추락하는 32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러시아군의 Mi-24 기종으로 추정되는 헬기가 저공 비행을 하다가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피격돼 추락해 폭발하면서 화염을 내뿜는 과정이 담겨 있다.
러시아군 헬기를 격추한 미사일은 미국산 FIM-92 ‘스팅어’ 미사일로 추정된다.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생산하는 보병용 휴대용 적외선 유도 지대공 미사일로, 현재 미국을 비롯해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산 재블린(Javeline)과 스팅어, 영국산 차세대 경량 대전차미사일(NLAW) 등 휴대용 소형 미사일로 러시아군을 막아서고 있다.
특히 재블린과 NLAW의 위력이 막강하다. 미국에서 개발한 대전차미사일인 재블린은 사거리가 2.5∼5㎞, 관통력은 600∼800㎜다. 목표물을 조준·발사하면 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추적·타격한다. 전차 상부를 공격해 파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후폭풍이 없어 시가지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는 2018년 미국에서 재블린을 처음으로 들여갔고, 러시아 침공 직후 미국, 영국 등으로부터 추가 물량을 인도받았다. 현지에서는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으로 불릴 정도다.
영국이 지원한 NLAW는 2009년부터 실전 배치한 일회용 단거리 대전차 미사일이다. 최대 800m 떨어진 전차를 격파할 수 있고, 관통능력은 500㎜다. 사수가 표적을 조준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목표물의 위치를 예상해 미사일에 입력한 후 발사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영국 등에서 NLAW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하는 전투 및 선전 영상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전차무기다. 재블린보다 조작이 간편하고 무게가 가벼우며, 길이는 짧으면서도 위력은 강력해 현지에서는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미국이 베트남전쟁 당시 사용했던 일회용 대전차무기 M72도 노르웨이 등 서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되고 있다. 구식 무기지만 벙커 등을 공격하는 용도로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독일이 지원 의사를 밝힌 판처파우스트3는 한국군도 도입한 대전차무기다. 사거리는 최대 600m, 관통력은 800㎜에 달해 전차의 전면 장갑까지 뚫는다.
냉전 시절 공산권에 속했던 체코 등은 자국이 보관 중이던 러시아산 AK-47 소총과 권총, 기관총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