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인 두 남녀는 몇 년 뒤 우연히 만나 2001년 결혼에 성공했다. 남편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아내는 회계사로 두 남매를 낳고 오순도순 살았다.
러시아의 침공이 이들의 운명을 갈랐다. 남편이 병든 노모를 돌보기 위해 가족 곁을 떠난 사이 아내와 아들, 딸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이르핀을 탈출하려다 러시아군 포격에 몰살되고 말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거리에 쓰러진 이들의 사진을 이례적으로 1면에 실어 세계적 공분을 자아낸 우크라이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홀로 살아남은 세르히 페레비니스(43)는 9일 NYT 인터뷰에서 아내와 아들,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접했다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페레비니스는 아내가 사망하기 전날 밤 아내에게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켜 주지 못한 걸 용서해 달라고 했다”며 “아내는 ‘걱정하지 마. 내가 탈출할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득세로 동부 도네츠크에서 키이우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고 털어놓으며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