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옮기는 것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를 대신했다.
탁 비서관은 11일 오전 페이스북에 신영복 선생이 생전 저서 ‘더불어숲’ 발간 기념 강연에서 한 일부 구절을 인용해 올렸다.
당시 신 선생은 “불행이나 고통 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또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든다”고 했다.
아울러 “그래서 난 아름다운 작은 추억의 가치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다. 여러분도 아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게 언젠가는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탁 비서관이 신 선생의 강연 구절을 게재한 시점이 대선 직후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통해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대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정부 5년을 ‘암담한 동굴’과 ‘고통·비극’의 상태로 비유하고, 이를 ‘작은 추억’ 즉 문재인 정부의 5년의 성과로 견뎌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선생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공개석상에서 “존경한다”고 표현할 만큼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도 신 선생의 저서에서 착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