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개편 나선 이준석… 기강잡기 나선 듯

사무총장에 옛 멤버 한기호 내정
지방선거 대비한 당권 행사 나서
당 일각 대선 책임론 차단용 분석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신임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임명안을 상정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대선 체제로 운영되던 당 조직을 6·1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당대표의 권한을 내세우며 당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신승한 것을 두고 ‘이준석 책임론’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직후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권영세 의원 후임으로 3선 한기호 의원을 내정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6월 이 대표 취임 직후 임명돼 약 5개월 동안 사무총장직을 하다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물러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한 의원이 사무총장직에 임명되면 이 대표 체제가 일부 복원되는 셈이다.



신임 사무총장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공천 실무를 총괄하고,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을 경선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한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방선거 공천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관리할 것”이라며 “기초단체장 3분의 2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신임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 임명안을 상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총괄보좌역으로 임명된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 후임으로 재선 성일종 의원이, 박성민 조직부총장 자리에는 재선의 김석기 의원이 거론된다.

이 대표의 당직 개편안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선거 기간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에 밀려 당권을 적극 행사하지 못한 만큼, 선거 직후 당 전면에 나서 집권 여당 대표의 입지를 다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 윤 당선인 측과 선거 운동 기조를 놓고 두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윤 당선인이 0.73%포인트 차로 신승한 것에 대해 ‘이준석 책임론’이 제기되자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측면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 결과 20대 여성이 이 후보로 대거 결집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 대표의 ‘이대남(20대 남성) 전략’의 역풍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겨냥해 여가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가볍게 하지 말아달라”고 공개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를 반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진의가 왜곡돼 보도되고, 오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