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관심이 온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린 사이,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손을 잡고 각종 광물 채굴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아프간 동부 로가르주의 메스 아이낙에서 구리 채굴을 시작하기 위해 탈레반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매장지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아프간 북부 아무다리야의 원유 및 가스 채굴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 두 프로젝트들은 지난해 8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20년간 전쟁이 이어지면서 수년간 보류된 상태였다. 또 최근 몇 주간 중국의 광물 회사 수십 곳이 다른 광산들 채굴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자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과 탈레반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에도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카불 주재 대사관을 계속 운영했다.
아프간은 세계 최빈국에 속하지만 미개발 자원 부국이다. 아프간 산악 지대엔 원유와 가스, 구리 외에도 금, 보석, 리튬, 희토류광물 등이 다량 매장돼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10년 전 아프간 광물자원 가치를 1조달러(약 1240조1000억원)로 추산한 바 있다.
아프간 전쟁이 끝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지금 아프간에서 광물을 채굴하기에 적기로 분석되는 가운데, 미 정부 관료들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며 생긴 공백을 중국이 메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또 구리 매장지인 메스 아이낙이 고대 불교 유적지인데다 유물 발굴 작업이 끝나지 않아 채굴 작업을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