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방탄소년단 ‘봄날’ 중)
지난 2년은 지독히도 어둡고 추웠다. 서로 마주할 수조차 없는 팬데믹 사태에 긴 겨울은 더 외롭고 혹독했다. 세계는 여전히 길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분명 봄빛은 찬찬히 다가오고 있다.
더딘 회복세이긴 하나 업계는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분수령이 돼 공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을 계기로 정부의 인원 제한과 관련한 지침이 완화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비정규 공연시설에서 관객 300명 이상 콘서트를 개최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당해 시설 수용가능 인원(좌석 수 기준)의 50% 이내, 실내시설의 경우 최대 4000명 이내에서 공연이 열려왔다.
그러나 문체부 측은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실외 단독공연이라는 점에서 인원 제한을 완화해 공연장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수용가능 인원(6만5000석)의 23% 정도인 회당 1만5000명으로 승인했다.
대규모 공연 개최의 길이 열린 만큼 대중음악계는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 이후 국내에서도 대형 콘서트들이 잇따라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김준수, 레드벨벳, 이승철, 이문세, ‘내일은 국민가수 TOP10’ 전국 투어, 트레저, ‘싱어게인2 TOP10’ 전국 투어 등의 콘서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음악 업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다소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던 터라 대면 콘서트 관련 회복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며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안전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데 이번 공연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공연에서 지침이 대폭 완화된 것을 보면 이제 정부에서도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사실상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기획사의 경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 콘서트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온라인 콘서트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4월 K팝 최초로 열었던 ‘비욘드 라이브’ 랜선 유료 콘서트는 첫 공연에서만 25억원을 벌어들였고, 방탄소년탄이 2020년 10월에 개최한 랜선 콘서트 ‘맵 오브 더 소울 원’은 티켓값만 491억원에 달했다.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도 역시 대면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라이브 뷰잉’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공연’으로 진행돼 전세계 246만5000명이 참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