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지 못한 자세, 턱 관절 장애 유발한다

누워서 TV를 시청하는 등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있으면 턱 관절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리의 자세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재택근무나 비대면 수업 등으로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불안정한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는가 하면 긴 시간 누워서 TV를 시청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르지 못한 자세를 취하면 등이나 목, 어깨뿐만 아니라 턱 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유발된 턱 관절 장애는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할까?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턱 관절은 턱뼈와 두개골이 서로 만나는 관절로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는 물론 호흡 중에도 움직이기 때문에 사실상 24시간 사용하는 관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 관절인 만큼 통증과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아래턱과 두개골을 연결하는 관절인 ‘측두하악관절’부터 머리뼈와 아래턱뼈에 붙어있는 근육인 ‘저작근’, 그 주위 근조직에 반복해서 통증이 나타나거나 입을 크게 못 벌리는 경우, 관절에서 잡음이 나는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해 턱 관절 장애라고 부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1년 24만4708명에서 2020년 43만6722명으로 10년 새 약 78% 늘었다. 

 

또 2020년 통계를 보면 20대 환자 수가 12만3914명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해 장년층 환자가 많은 다른 관절 질환과 달리 젊은 환자 비율이 높았다. 여성 환자(26만65명)가 남성 환자(17만6657명)보다 약 1.5배 많은 것도 특징이다.

 

턱 관절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잘못된 자세와 습관이 있다. 

 

어릴 때부터 씹는 습관이 잘못돼 턱 관절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턱 괴기 ▲옆으로 누운 자세 오래 유지하기 ▲엎드려 자기 등 잘못된 자세가 턱관절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오랜 시간 옆으로 누워서 TV를 보거나 목을 앞으로 길게 빼고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경우에도 턱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감염병으로 인한 심리 상태와 정신 건강이 주목되면서 잘 관리되지 않은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턱관절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스는 안면 근육을 수축시켜 입을 벌리는 동작을 방해한다. 또 스트레스로 생길 수 있는 손톱 깨물기, 이를 세게 물기, 이 갈기 등의 나쁜 습관은 턱관절에 부담을 더한다. 

 

턱 관절 장애가 진행됨에 따라 턱 앞쪽부터 광대뼈 아래의 측두근에 근막 통증이 생기면 해당 근육 부위와 연결된 뇌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게 돼 이차적으로 두통과 이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

 

턱 관절 장애는 관절, 근육, 스트레스 등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강동경희대병원 턱관절센터 침구과 박연철 교수는 “대부분의 턱 관절 장애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한방병원에서는 원인에 따라 약침치료, 침치료, 한약, 추나요법을 포함한 수기 치료 등이 종합된 통합 치료를 시행한다. 우선 방사선 검사, 안면운동 기능검사, 수양명경략기능검사 등을 통해 관절, 근육, 스트레스 등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로 생긴 긴장으로 인한 통증이면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통해 턱 주위의 조직을 자극해 정체된 기혈을 순환시켜 해소한다. 약화된 근육이 문제일 경우 한약 치료를 통해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턱관절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돕는 치료를 시행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경추와 턱 주위의 긴장이 심하게 관찰되는 환자들의 경우 체내 열을 내리는 처방을 통해 주변 조직의 이완을 돕고 심리는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추나 치료를 시행해 턱관절과 밀접하게 연결된 경추와 머리의 위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교정해 무너진 신체의 균형을 회복시켜 준다.

 

턱 관절 장애는 사소한 습관이 쌓여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 질환인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박 교수는 “대부분 턱관절 장애는 사소한 환경의 변화가 누적되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즐겨 먹거나 껌을 장시간 씹는 습관을 고치고 한 자세로 눕거나 엎드리는 등 턱의 불균형을 유발하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습관들은 턱 디스크의 압력을 높여 턱관절의 손상을 촉진한다. 

 

또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적절히 잘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끼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금 찾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마음의 자세가 도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