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추진할 노동개혁 중 급선무는 문재인정부에서 획일적·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노동 규제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거론된다. ‘문재인표’ 주요 노동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은 민간과 공기업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취지가 좋다고 현실을 도외시한 채 거칠게 밀어붙이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저임금 노동자 등 오히려 취약계층이 더 힘들어지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업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해져 현행 노동시스템으로는 시장 안정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따라서 윤석열정부는 취약계층 안전망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 제고와 시장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 수 있도록 경직된 노동 규제를 손질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6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노동 공약을 설계한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윤 당선인의 노동개혁 주요 방향에 대해 “노동시장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복원해 시장경제 원칙에 따른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한 만큼 문재인정부에서 설정된 노동 규제들을 혁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배달기사처럼 특정 사업장에 소속되지 않은 ‘플랫폼 종사자’를 필두로 모바일·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 개편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플랫폼 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약 22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성과 중심 근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정규직을 인위적으로 줄여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존 문법이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밖에 최저임금제 개편, 법 조항의 모호성을 줄이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 유도 등도 당면 과제로 거론된다.
윤 당선인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원만한 노·사·정 사회적 합의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승규 노무사는 “그간 보수정권의 행보를 봤을 때 재계 압박에 노동개혁이 오히려 퇴보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