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오염에 장기간 노출시 자가면역 질환 위험↑”

伊연구팀, 8만 여명 의료정보·거주지 공기오염도 비교분석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장기 노출시 위험 각각 12%·13%↑”
황사경보가 발령되는 등 대기질이 악화한 제주국제공항 인근 올레길에서 바라본 제주시 도심이 뿌연 먼지로 덮여 있다. 제주=뉴시스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 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인 자가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소아)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셀리악병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런데 공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자가면역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영국의 일간 가디언(Guardian) 인터넷판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로나대 의대 류마티스 전문의 조반니 아다미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5세 8만1363명을 대상으로 2016년 6월~2020년 11월 의료정보 자료와 이들이 사는 지역의 공기 오염도를 비교 분석했다. 이 중 약 15%가 이 기간에 각종 자가면역 질환 진단을 받았다.

 

공기오염 물질은 입자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이면 ‘미세먼지’(PM10),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한다. 안전 기준치는 미세먼지가 30㎛/㎥, 초미세먼지는 20㎍/㎥이다.

 

전체적으로 안전 기준치를 넘는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자가면역 질환 위험이 12%, 기준치를 초과하는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13%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가면역 질환 중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은 40%,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은 20%, 루푸스 등 결합조직 질환 위험은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결과가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 노출과 자가면역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으며 다만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류마티스-근골격계 질환 전문지 ‘류마티스 및 근골격계 질환 Open’(Rheumatic and Musculoskeletal Diseases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