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방위 의원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졸속 이전 중단하라. 사회적 합의·국민 공감대부터”

17일 국회서 기자회견 열어 성토
“전문기관의 연구 용역·이해 당사자의 의견 수렴 등 통상절차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촉구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기동민, 홍익표, 김진표, 김민기, 김병주 의원. 국회 사진기자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10명은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 이전을 검토 중인 데 대해 “아집을 버리고 국민 기만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문재인 정부가 채택했던 방식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전문기관의 연구 용역, 이해 당사자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한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이 임박한 안보 위기 시기에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니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어 “취임 두달여를 남겨놓고 급박하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국방부 청사 내 집무실을 두면 많은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란이 따를 것”이라며 안보 공백 우려와 국민 소통 불편, 근린 주민 재산권 침해, 과도한 이전 비용 지출 등을 이유로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하게 되면 현재 국방부 내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많은 부서와 시설본부, 국방부 근무지원단 등이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이달 말까지 이사를 해야 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 위협이 가중되어 대비태세 유지에 집중하고 실시간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부대 전 장병이 이사 준비를 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소통은커녕 단절의 벽만 더 높아질 뿐”이라며 “국방부는 군사시설로 지정되어 전면적인 개방이 제한되고, 시민 접근이 차단되는 지역으로 소통이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주변 고층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동시에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따라야 하고, 인근 지역주민의 기본권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며 “현재 청와대 주변 지역은 고도 제한으로 5층 이상의 건축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용산 개발계획과 재건축은 전면 백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두달도 채 안 남은 5월에 입주하겠다는 계획은 보안성 및 작업 등의 검토 없이 졸속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일정의 고려 없이 데드라인만 던지고 공사를 끝내라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도 했다.

 

계속해서 “국방부 및 직할부대, 합참 이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예산이 1조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참이 이전한다면 EMP(전자기펄스) 방호가 필요한 지휘통제 시설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군사시설 재배치 및 군인, 군무원, 공무원의 가족 이사 등 간접 비용도 불가피하다”며 “그런데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직접 비용만 계산하여 수백억만 소요되어 최소 비용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질책했다.

 

이들은 또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용산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황당한 선택지를 해법인 양 내놓고 있다”며 “졸속·억지 이전으로 안보 해악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국방부로의 청와대 집무실 이전은 너무나 많은 혼란과 문제가 있고 안보 공백도 우려된다”며 “사전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 정확히 알리는 것이 국방위원의 책무”라며 기자회견 취지도 설명했다. 

 

특히 “윤석열 인수위원회에선 국방부에 이달 말까지 건물을 비워주고 4월 한달간 리모델링하고 5월에 입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3월 말이면 고작 10일 후이며, 졸속 이전 추진으로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회견에는 민홍철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기동민, 김민기, 김병기, 육군 장성 출신의 김병주, 김진표, 설훈, 안규백, 윤호중, 홍영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