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사에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언급해 당내 비판을 받고 있는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을 감싸며 “서로의 입을 막는 방식으로 아예 입을 떼지 못하게 논쟁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일부는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어떤 의원님들은 비대위에서 내보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계신데 그런 의견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논란과 반발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당 안에서 나와야 한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 면박 주는 방식으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선 “위성정당 사태나 조국 전 장관 사태에서 상황 논리,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로 소탐대실하는 정치를 해왔던 게 아니냐”고 물은 뒤 “소탐대실하는 정치의 끝이 대선 패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지지율 0.78% 차이의 석패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진 건 진 거라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아깝다, 잘 수습하고 가도 된다고 하면 다음에는 더 크게 질 것”이라고 자기 의견을 밝혔다.
앞서 채 위원은 지난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 ‘저 잘했어요’만 쓸 게 아니라, 편 가르기와 정책 실패 등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국민이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초기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그 가장 큰 계기가 조국 사태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저는 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반성하고 사과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내로남불하지 않는 민주당이 되겠다. 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을 두고도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를 탓하며 비겁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다.
채 위원의 해당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반발했다.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14명은 17일 채 위원을 향해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 의원(가나다순) 등 14명의 국회의원들은 이날 <뼈저린 반성은 ‘남 탓’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며 “동료 의원들께도 부탁 드린다.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