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면서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표현을 하지 말라”고도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을 비판한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신·구 권력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만남과 관련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국민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선 이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모두 국민통합과 협치를 외쳤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양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공공기관 임원 인사 등을 두고 힘겨루기와 감정 싸움을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날짜까지 확정했다가 오찬 4시간 전에 연기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는 탁 비서관의 조롱이 나오는 등 양측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측이 극심한 갈등을 겪은 2007년 사례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신·구 권력 사이에 순조로운 정권 인수인계를 기대하던 국민의 실망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