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인물난’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23일 송영길 전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가 70일 남은 가운데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후보가 없어서 비상대책위원회 내에서는 고심이 깊어지자 당 대표급 인물 차출론까지 제기된 것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오세훈 현 시장을 상대하기 무척 힘들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나와야 그래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상임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살려면 대선 때 이 고문을 찍었던 유권자들이 그대로 투표장에 나와야 하는데, 그러면 조금이라도 이 고문과 관계가 깊은 사람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며 “송 전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면서 뛰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후보는 본인뿐 아니라 구청장, 시·구의원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지도, 중량감 등이 중요하다”며 “서울에 호남 출신 인구가 많은 만큼 송 전 대표의 소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임 전 실장 출마설도 솔솔 나온다. 일부 지지자들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임 전 실장의 출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보여준 ‘불통’에 대해 임 전 실장이 굉장히 화가 난 상황”이라며 “접어뒀던 출마 카드를 놓고 고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송 전 대표나 임 전 실장 모두 자발적으로 출마를 선언하기보다는 당의 요청이 있을 시 고심 끝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헌·당규상의 당직 사퇴기한(3월12일)에 맞춰 재선 박주민 의원만 일단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았지만, 선뜻 출마선언을 하지 못하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출마를 선언하는 인물이 없으면 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를 전략 공천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공천 과정에서 이 고문의 의중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비상대책위원회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측근인 김영진 사무총장이 유임됐고, 박지현 비대위원장 등 일부 비대위원은 이 고문 추천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