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 몰래 들어가 고가의 항해 장비를 훔친 절도범이 해경에 붙잡힌 가운데 절도범의 특이한 걸음걸이를 알아챈 해경의 매서운 눈초리가 범인을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울진해양경찰서는 절도와 선박침입 등의 혐의로 5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영덕군 한 소형항구에 계류된 어선에서 항해 장비인 ‘GPS플로터’ 등을 훔친 혐의다.
이 장비는 선박용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며, 가격은 대당 약 500만원 수준이다.
사건 당시 A씨는 면허가 없음에도 차량을 이용해 어선에 접근, 침입해 장비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선주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돌입한 울진해경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가장 먼저 관내 220여곳에 설치된 526대의 폐쇄회로(CC)TV를 정밀 분석해 A씨를 특정했다.
해경은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A씨의 독특한 걸음걸이에 주목했다.
A씨는 평소 걸을때 유독 팔을 많이 흔들거나, 목을 앞으로 숙인 채 절뚝이는 모습 등이 A씨에게서 나타난 특이점이었다.
현장에서 잠복을 통해 A씨의 독특한 걸음걸이를 확인한 해경은 용의자로 A씨를 특정,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의 차량과 주거지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GPS플로터 24대가 발견됐다.
채수준 울진해경 서장은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모습을 토대로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동일인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추가 피해자 및 여죄를 찾는 등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