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적용된 전통주 상품이 등장했다. 대한민국 최고가 증류주라고 불리는 ‘고운달’이라는 제품이다. 문경의 유기농 오미자로 3년에 걸쳐 와인을 만들고, 그 와인을 프랑스 샤랑트 증류기에서 증류, 이후 3∼5년 정도를 숙성한 제품이다. 고문헌 책자를 연상시키는 케이스에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달을 형상화한 디자인, 여기에 곱게 느껴지는 오미자 향과 매끄럽지만 묵직하게 느껴지는 후미가 일품이라고 불리는 술이기도 하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증류주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NFT를 적용한 기업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 이동헌 대표와 부대표인 이웅호 대표의 스타트업 주크박스. 고운달 스페셜 에디션 제작에도 참여하고, 병에 이름도 새기는 특별한 프리미엄을 상품기획으로 넣어놨다. 여기에 해당 NFT를 통해 수익 공유 생태계도 구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스페셜 에디션 제품 개발에 커뮤니티 의견을 반영하고, 양조장 및 증류소 및 스페셜 에디션 제품에는 커뮤니티 회원 이름 각인한다. 그리고 스페셜 온라인 시음회 및 오프라인 바 파티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추후 전용 바를 개업하여 회원 특전을 부여할 예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전통주 업계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한국의 술을 매개로 현실과 가성, 크립토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주류 관련 NFT 상품은 실물은 받지 못한다. 아직 가상화폐를 사용한 주류 거래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NFT가 적용된 고운달을 구입해도 고운달 실물을 받는 것은 아니다. 술을 사지만 술을 받는 것은 아닌 흥미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내가 골프 회원권을 샀다고 해도 골프장을 가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