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급등에… 2021년 가구당 순자산 첫 4억원 돌파

2021 한국의 사회지표

가구 평균 순자산액 14% 증가
집없는 서민은 상대적 박탈감
4050세대, 2030보다 증가폭 커
소득격차가 학력·임금격차로

평균 가구원수는 2.34명으로↓
‘한지붕 세식구’ 이제는 드물어
지난 2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뉴스1

지난해 가구당 평균 순자산이 처음으로 4억원을 넘었다. 전년대비 14% 이상 상승해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수 있지만 부동산 급등이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실감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한국 사회에서 소득 수준은 사교육비는 물론 학교생활 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였고, 사회적 고립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 5명 중 1명은 ‘남성이 가족의 경제적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1 한국의 사회지표’를 24일 공개했다. 사회지표는 통계청이 한국의 사회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인구, 건강, 소득, 주거 등의 최근 통계를 모은 것으로 매년 발표된다.

경제적인 측면을 보면 순자산 등 주요 지표가 개선됐지만 내실은 없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순자산액은 4억1452만원으로 2020년 대비 14.2%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이 14.8% 오르는 등 실물자산의 급등이 순자산 상승의 주요 배경이었다는 점에서 집 없는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했다. 연령대별로도 40대와 50대의 순자산은 각각 5803만원, 5679만원 올랐지만 같은 기간 30대(3442만원)와 30세 미만(1349만원)의 순자산 증가폭은 작았다.

 

한국 사회에서 소득은 학창시절부터 성인까지 삶의 질을 결정짓는 주요 지표였다.



2020년 기준 월 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에 속하는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60% 이상으로 나타나 저소득층 학생에 비해 높았다. 소득수준별로 사교육비 지출 규모도 차이가 많았다. 월 800만원 이상 고소득층 가구는 한 달에 59만3000원을 썼지만 200만원 미만 가구는 11만6000원에 그쳤다.

교육 기회의 격차는 학력 차이로 이어지고, 이는 성인이 된 뒤 받는 임금 수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대졸자 임금을 100.0%로 했을 때 중졸 이하는 47.6%, 고졸은 63.3%, 전문대졸은 77.0%였지만 대학원졸은 147.1%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고졸 이하는 임금수준이 더 낮아진 반면, 대학원졸의 임금 수준은 더 높아졌다. 아울러 소득이 낮을수록 ‘외롭다’와 같은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는데 국민이 경험하는 차별 원인 중 1위도 ‘경제적 지위’(2020년)였다.

2020년 기준 국민의 22%는 ‘가족의 경제적 부양은 남성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의견에 20세 미만은 7.2%만 동의하는 등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고정적인 성 역할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부 10명 중 2명 정도만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19~29세 부부의 경우 이 비율이 40%대로 높아지는 등 연령대가 젊을수록 가사분담률이 높았다.

인구 측면에서 보면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2020년 기준)가 2.34명으로 10년 전보다 0.78명 감소했다. 이제는 ‘한 지붕 세 식구’를 찾아보기 힘들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