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블랙핑크, 세븐틴… K팝 스타들 줄줄이 극장에서 만나

국내외 엄청난 팬덤을 형성한 K팝 스타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팬들을 직접 만날 무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극장이 K팝 가수들과 팬들의 아쉬움을 해소해주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 극장에서 아이돌그룹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가 하면, 아이돌을 소재로 한 영화를 개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극장에서 콘텐츠를 상영해 가장 큰 재미를 본 최근 사례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라이브 뷰잉이다. BTS가 2년 반 만에 서울에서 연 콘서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2회차 공연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이 생중계해 티켓 약 5만 장을 삽시간에 판매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75개국 영화관 3711곳에서도 라이브 뷰잉을 진행해 약 4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BTS 외에도 앞서 NCT 127, 엑소 카이, 샤이니 키, 브레이브걸스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공연 실황이 극장에서 중계됐다.

 

아이돌의 활동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도 줄줄이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보이그룹 세븐틴은 다음달 20일 첫 번째 영화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더 무비’를 전 세계 동시 개봉한다. 지난해 11월 개최한 온라인 콘서트 ‘파워 오브 러브’ 무대를 재구성하고 멤버들의 인터뷰와 비하인드 영상 등을 편집해 만든 영화다.

 

아이돌이 나오는 영화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차츰 등장했으나, 팬데믹 이후 점점더 많은 콘텐츠가 극장에 걸리는 추세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데뷔 5주년을 맞아 선보인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로 전 세계에서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 밖에도 에이핑크, NCT, 몬스타엑스, 마마무, 아이즈원 등이 영화를 개봉해 국내에서만 많게는 약 4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극장이 K팝 콘텐츠 플랫폼의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극장과 아티스트, 팬 등 3자 모두에게 실리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관객 수가 3분의 1로 곤두박질치며 침체에 빠진 극장의 입장에선 어느 정도 관객이 보장된 K팝 콘텐츠를 상영해 수익을 낼 수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지금은 블록버스터도 매진되는 사례가 드문 때인데, 중견급 이상 아이돌 콘텐츠의 경우 거의 한 관을 가득 채울 만큼 팬들이 찾아와 본다”며 “BTS 라이브 뷰잉의 경우 일부 멀티플렉스는 추가로 표를 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치고 올라오면서 극장의 존재가 점점 잊혀가고 있는 시점에서 관객에게 극장의 존재를 환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역시 콘서트 수용 인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극장은 부가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된다.

 

현재 방역 지침에 따르면 공연장은 전체 수용 인원의 50%, 비등록 공연장은 4000명까지 관객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침대로 오프라인 관객만 받는다면 공연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겠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극장 라이브 뷰잉과 온라인 스트리밍 등으로 이를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영화의 경우, 더 새로운 콘텐츠를 팬들에게 보여주는 한편 비활동 시기에 팬과 아티스트 간 접점을 이어나가게 하는 장점도 있다. 소속 아이돌의 활동을 영화로 선보였던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팬과 아티스트가 직접 만나지 못했을 때 개봉한 영화가 반응이 좋았다”며 “향후에도새 앨범을 내기 전 공백기에 안성맞춤인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는 “팬데믹 초기에는 라이브 뷰잉이나 온라인 스트리밍이오프라인 콘서트의 '대체재'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보완재'”라면서 “특히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공연할 수 없는 경우 극장과 온라인은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