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역사상 가장 근접한 태양 사진 찍은 ‘솔라 오비터’

2020년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가 촬영한 태양 사진. ESA 제공

인류 역사상 가장 근접한 곳에서 태양 사진을 찍었던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태양의 비밀을 밝혀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과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는 지난 2020년 2월 탐사 시작 이래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다.

 

솔라 오비터는 현재 태양으로부터 4800만㎞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수성 궤도 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특히 태양 표면의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한 우주선 중에서는 가장 가까이 접근한 상태다. 지난 2018년에 발사된 미국의 태양 탐사선 파커호는 태양 광구에서 1000만㎞ 이내까지 접근했지만, 카메라는 장착하지 않았다.

 

2020년 2월에 발사된 솔라 오비터는 지금까지 촬영된 태양 사진 중 가장 자세한 사진을 찍었다. 같은해 6월에는 태양으로부터 7700만㎞ 이내까지 접근해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태양폭발(solar flares), 이른바 ‘캠프파이어’의 이미지를 포착하기도 했다. 사진에는 크기 400~4000㎞의 작은 빛 약 1500개가 각각 10~200초 동안 깜박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파이어는 태양의 채층(chromosphere, 태양 대기의 두 번째 층)의 자기장 흐름에서 뻗어 나와 코로나의 저층에서 잠깐 강렬한 빛을 발생하는 소형 플레어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이나 코로나 하층부에서 돌발적으로 다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으로 지구에 전파 및 자기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물리학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였던 태양의 ‘코로나(corona)’와 캠프파이어가 관련이 있는 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가 포착한 태양 표면 발생 ‘태양폭발’(캠프파이어) 사진. ESA제공

ESA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전에 관측되지 않았던 태양의 극지방을 보기 위해 점점 방향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솔라 오비터는 앞으로 약 3년간 태양을 중심으로 큰 타원형의 궤도를 그리며 비행해 약 6개월마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에는 태양의 약 4200만㎞ 이내까지 접근할 전망이다.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 구조 모형도. ESA 제공

솔라 오비터는 ESA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동 과제로 17억달러(약 2조830억원)가 투자됐다. 10개의 과학 장비가 실려 무게가 1.8t에 달하며 600℃가 넘는 열기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솔라 오비터는 태양과 태양 자기장에 대한 인류의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