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2.0이상 70회… 예년 수준 3.0이상 5회… 평균보다 적어 한반도 지각 안정화 찾은 듯
지난해 한반도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70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과 2017년 경주와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 이후 급증했던 횟수가 평년 수준으로 내려왔다.
27일 기상청은 ‘2021 지진연보’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북한 포함)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총 70회로, 지난 20년(1999∼2020년) 연평균인 70.6회와 비슷하다. 한반도에선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이듬해 11월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계기관측 이래 역대 1, 2위로 기록된 지진이 잇따르면서 한반도 지진 발생 횟수는 2016년 252회, 2017년 223회, 2018년 115회, 2019년 88회로 늘어났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68회로 감소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다수의 국민이 느낄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5회로 2020년과 같고 연평균(10.8회)보다는 적게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 지진은 부산·울산·경남에서 7회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대구·경북·전북도 각각 5회 기록됐다. 이어 광주·전남 2회, 서울·경기·인천 1회, 충북 1회로 집계됐다. 강원·대전·충남·세종·제주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없었다.
지진 횟수가 다시 예년 수준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한반도에 쌓였던 응력(땅이 받는 스트레스)이 안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는 “지진 횟수는 큰 사건을 계기로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시 평년 수준이 됐다는 건 경주·포항 지진의 여파로 발생하던 여진이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과거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이 줄었다는 의미일 뿐 미래에 발생할 지진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없다.
실제 2014년과 2015년엔 규모 2.0 이상 지진이 각각 49회, 44회에 불과했지만 2016년부터 2년 연속 큰 지진이 났다. 홍 교수는 “역사 기록을 보면 한반도는 규모 5.0 혹은 그 이상의 지진이 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처럼 큰 지진이 나면 한반도는 언제든 경주 지진과 같은 상황을 연쇄적으로 겪을 수 있다”며 “지각이 안정을 찾아간다고 해서 당분간 지진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14일 제주 서귀포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최초 관측 후 12초 만에 조기경보를 발표하고 지진재난문자를 전국에 송출해 조기경보 서비스 시행 후 가장 신속하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2021 지진연보는 기상청 누리집(www.kma.go.kr>자료실>기상간행물)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