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의 역사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일본 정부 견해에 따라 종군위안부나 강제연행 등의 표현을 삭제·수정한 사례가 총 14건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때인 2014년 교과서 검정기준을 개정해 ‘정부의 통일된 견해가 있는 경우 그것에 근거해 기술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군 개입의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며 종군위안부는 위안부로, 강제연행이나 연행은 징용이 적절한 표현이라는 입장을 각의(국무회의) 결정으로 채택했다.
신문에 따르면 검정기준 개정 후 2015년 4건이 정부의 통일적인 견해에 토대를 둔 기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처음으로 지적당했다. 2016년 1건, 2017년 3건, 지난해 1건이 각각 지적받아 내용을 수정했다.
올해에는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문은 “지난해 4월 각의 결정이 나온 것과 검정 신청 시기가 겹치면서 교과서 출판사들이 신청 전에 수정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어 최다가 됐다”고 분석했다.
20년 전 일본 중학교 사회교과서를 집필한 요시다 유타카(吉田裕)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이번 결과와 관련해 도쿄신문에 “역사적 평가를 포함한 용어를 각의 결정에서 정부 견해대로 고쳐 쓰게 하면 집필자는 저항할 수 없고 검정제도는 유명무실해진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이번 검정 결과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항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측 항의가 있었지만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항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