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이 공개된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국(사진) 의원이 국토, 교통 관련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인 김 의원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주식을 3만5887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4억9000여만원 상당이다. 이 회사는 도로·철도·항만 같은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서 수익을 낸다. 증권가의 대표적 ‘고배당주’지만 민간자본 도로 등에 대한 투자회사여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김 의원은 2년 전에도 배우자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1만4552주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번엔 본인이 더 많은 주식을 직접 매수한 것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명박정부 때 철도·도로·항만 등 각종 민영화 이슈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유착 의혹이 있었다. 이 때문에 ‘먹튀’ 투기자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맥쿼리는 서울양양고속도로 춘천구간, 인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용인서울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1조 70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낸 것으로 이름이 나있다. 지하철 9호선 사업에도 참여해 6년 간 수백억원의 이득을 취한 뒤 손을 뗐다.
전직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나라 민자도로 통행료가 비싼 이유 중 하나는 맥쿼리의 ‘먹튀’인데 맥쿼리가 특정 노선을 국토부에 제안한 뒤 승인 받으면 거액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맥쿼리 입장에선 정보 창구로 국회 국토위 의원실을 접촉하는데 국토위원이 이 정도 주식을 갖고 있으면 대주주격인데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맥쿼리 외에도 포르쉐 492주, 폭스바겐 145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매입 가능 종목이라고 확인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해충돌과 관련해서는 4월1일부터 신고를 하게 돼 있고, 상임위 배정 받을 때 직무연관성 심사를 받는데 인사혁신처로부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 받았고, 맥쿼리는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통보 받았다”고 해명했다. 인사혁신처 측은 통화에서 “특정 개인의 주식과 관련해서는 개인 정보여서 답변 드릴 수 없다”면서도 “해외주식이나 간접투자상품은 심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