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박철민씨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경찰이 박씨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박씨가 사용한 휴대전화는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 소속이었던 A(35)씨 명의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31일 세계일보 취재결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9일 박씨가 수감된 수원구치소와 박씨의 지인 A씨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자택에서 A씨 소유의 PC를 포렌식하는 한편, A씨가 박씨와 주고받은 서신을 압수했다. 또한 압수수색과 별개로 다른 경로를 통해 박씨가 사용했던 A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장소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확보했다”며 “휴대전화 압수 여부는 수사 사항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가 재입소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당시 박씨의 편지를 근거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박씨에게 20억원 상당의 불법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씨가 누구와 연락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박씨가 고의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 수사 중이다.
박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 A씨는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 캠프 소속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는 박씨의 아버지인 국민의힘 소속 박용승 전 성남시의원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올해 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성남청년본부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한 지역단체 대표 자격으로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박씨와는 동네에서 아는 형동생 사이로, 보석으로 풀려난 기간 동안 안 쓰던 휴대전화를 빌려준 것뿐”이라면서 “사건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을뿐더러 박씨와 말 한마디 오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도 “A씨 휴대전화 데이터 일부를 자체 포렌식을 통해 확보했다. 조만간 관련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