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1일 “불필요한 지출의 구조조정으로 대출 지원, 신용 보증, 재취업 교육 지원 등을 포함한 50조원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했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부동산 세제 완화 관련 첫 번째 조치로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도 내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경제분과 업무보고에서 “세계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인 채무 조정과 금융 지원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최근 인수위 내부에선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50조원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 30조원으로 추경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이 이날 50조원을 거듭 강조한 것과 관련해 인수위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50조원도 (그동안의) 스토리를 잘 봐야 한다”며 “많은 함의가 있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는 16조9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까지 포함해 50조원 규모를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수위는 이사나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했다. 인수위 기간에 ‘부동산 정책 정상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새 정부 출범 즉시 주택 공급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또 “물가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게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20%에서 30%로 추가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를 막바지 점검 중”이라며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를 포함한 추가 대책을 5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은 양도세 완화와 관련해 유예 조치 6개월 내 주택을 처분하면 중과를 완전 면제하고, 9개월 내 50%, 1년 이내 처분하면 25% 낮추는 ‘중과 단계적 유예’ 등을 검토 중이다.
◆尹 “퀀텀 점프 성장해야 양극화 해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정과제 선정을 위한 첫 분과별 업무보고 자리에서부터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성장’을 강조했다. 혁신을 통한 ‘단기간 비약적 상승’을 의미하는 ‘퀀텀 점프’라는 용어를 써 가며 첨단기술 확보와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뤄내야 불평등이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분과 업무보고 자리에서 저성장·양극화 구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역동적 혁신 성장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성장론’과 관련해 “부와 지위가 대물림되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퀀텀 점프’라고 할 비약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삼성동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청년 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자리에서도 “경제성장의 정부, 청년에게 충분하고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는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분과 업무보고에 동석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구제를 위해 소상공인진흥공단·정부·은행 출자를 통한 ‘배드뱅크 설립’을 제안했다. 배드뱅크는 부실채권을 인수, 채무 재조정을 지원하는 기구다. 안 위원장은 “이제는 산소호흡기만 계속 달아드리는 것은 한계에 달했다. 자가 호흡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드려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를 하며 전화 외교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