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회 놓치지 말자” 속속 매물 내놔… 활기 도는 주택시장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방침 이후

중개업소들 “보도 이후 문의 증가
집주인들 적정 시세 등 많이 물어”
일부 호가 높이고 관망 분위기도
3월 급감했던 거래량 상승 기대
일각 “임대차 3법 영향 효과 한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거래절벽에 빠졌던 주택 매매시장이 활력을 찾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매도 문의가 늘고 실제 매물도 나오는 등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수위의 양도세 중과 배제 방침 발표 이후 서울과 경기 과천 등 일부 지역에서 매수자를 선점하려는 다주택자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언론 보도 다음날과 토요일에 각각 10통 넘게 문의 전화가 왔다”면서 “양도세 부담으로 주저하던 집주인들이 적정 시세나 매도 시점 등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수위는 양도세 중과 배제 적용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다. 이달 중 세법 개정이 여의치 않다고 해도 다음달 새 정부 출범 이후 양도세 중과 배제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이번 한시 배제 기간엔 과거 2020년처럼 ‘10년 장기 보유자’ 등 대상자 제한도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대선 전후로 매물을 회수했다가 다시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에는 (양도세 중과 배제가)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매물을 내놔도 다음 달 잔금 치르고 계약서 쓸 시점에는 세금 완화 혜택을 볼 수 있다”며 “2020년이나 지난해 매도 시점을 놓쳤던 집주인들은 이미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시적 2주택자가 급매로 내놓은 매물이 종종 거래되긴 하지만, 아직 다주택자들은 호가를 높게 잡고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28억원에 나왔던 잠실주공5단지의 전용면적 76㎡ 매물이 인수위 발표 이후 호가를 5000만원 올린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계속됐던 부동산 거래절벽은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00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나 3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718건으로 2월 전체 거래량에 육박했다. 3월 계약분의 실거래가 신고일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12월(1128건)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4자리수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29.97㎡)는 지난달 24일 63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6월(51억원)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거래가 끊겼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쌍용예가(107.53㎡)도 지난달 8일 22억2000만원에 팔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양도세 중과 배제의 매물 출회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새로운 집주인이 남은 임대기간을 승계해야 하는데 실거주를 원하는 집주인 입장에선 최대 4년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은 다른 다주택자가 소화하지 않는 한 여전히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