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꺾을 필승 카드?… 국힘 경기지사 선거 김은혜 차출론 부상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6일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을 접수하는 가운데 6·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의원 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물론,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도 경기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꺾을 필승 카드가 부재한 점이 김 의원 차출론에 군불을 떼고 있다. 김 의원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당내와 인수위 내부에서도 김 의원 차출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9개 선출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럼 엄청난 성과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말한 광역단체장 9곳 석권은 호남(전북·전남·광주)과 제주, 충청(충북·충남·대전) 7곳에 인천·경기를 더한 것이다. 결국 6·1 지방선거의 관건은 경기와 인천이며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경기 선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성적표의 승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은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에 이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국민의힘은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이 출마하면서 선거의 판을 키웠다. 유 전 의원은 당초 정계 은퇴를 고려했지만 지지자들의 강력한 출마 요청과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경기지사 선거 상황,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발판 등을 고려해 출마를 결정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대구에서 정치해온 유 전 의원에 대한 비토도 만만치 않다.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점도 지지층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 윤 당선인의 공보실장으로, 대선 후 당선인 대변인을 맡은 김 의원에 대한 당내 차출 여론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처음 당선됐으며 국민의힘 소속의 경기 현역의원 6명 중 유일한 여성 의원이다. 김 의원은 당내 잇따른 차출 요청에도 지역구 국회의원직과 당선인 대변인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점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 측에서도 김 의원 차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지만 6·1지방선거의 흥행과 경기지사 승리, 차기 대권 구도 등을 고려할 때 김 의원 출마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유 전 의원에 대한 강한 당내 반발은 본선에서 지지층의 결집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유승민·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경선은 주목도가 낮아 본 후보가 선출되더라도 경선의 컨벤션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인천·경기에서 패배할 경우 윤 당선인은 5월 10일 출범한 새 정부가 출범 20일 만에 ‘취임덕’에 빠질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최근 측근들과 원내 의원들에게 “진짜 대선은 3·9일이 아니라 6·1 선거”라며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조직개편처럼 지방선거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사안은 최대한 선거 뒤로 시점을 미루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령 국민의힘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유 전 의원의 당선은 윤 당선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에서 홍준표 의원이, 경기에서 유 전 의원이 당선될 경우 윤 당선인은 172석의 민주당은 물론 차기 대선 주자인 홍 의원과 유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경선 후 화학적인 결합을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을 5년 임기 중 4년 동안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삼는 것에 대한 부담스러운 기류도 있다. 김 의원 출마 요청에는 윤 당선인과 교감은 물론, 차기 대선의 새로운 후보를 만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대신 김 의원의 출마는 ‘윤심’이 작용한다는 비판을 초래,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당내 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최근 당 안팎의 경기지사 출마 요청이 거세자 김 의원이 고민을 많이 하는 눈치”라며 “결국 당과 당선인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