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최저임금 심의가 5일 시작한다. 올해는 최저임금의 인상률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언급했던 ‘차등적용’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돌입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 안을 의결해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심의가 요청이 이뤄졌고, 최저임금위는 6월 29일까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기한이 지켜질 가능성은 낮다. 최저임금위가 법정기한 내 안을 도출한 적은 거의 없다. 지난해에도 7월13일 새벽까지 이어진 제9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안이 의결됐다.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기한이 8월 5일이라 통상 7월 중순까지 심의가 이어진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립으로 합의하지 못하고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안을 결정하는 경우도 잦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1988년 이후 만장일치는 7번뿐이다. 만장일치는 아니지만, 위원이 불참하거나 퇴장하는 일 없이 표결로 최저임금안이 결정된 적은 8번이다.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관심사는 인상률이다. 경영계는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영세·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임금지불능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하며 인상에 반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 현재는 9160원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된 점 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5년간 41.5%(2690원) 늘었다.
노동계는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양대 노총이 속한 ‘최저임금연대’는 지난 4일 성명에서 “소득불균형과 양극화 해결을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최근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점 등이 최저임금 인상 주장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올해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차등적용’을 두고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언급한 바 있다. 올해 경영계에서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올 것을 보인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행 최저임금법에 근거가 있지만, 지역별 차등적용은 그렇지 않아 업종별 차등적용을 중심으로 주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14~21일 30인 이상 기업 202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새 정부 중점추진 노동개혁 과제’(2개까지 복수응답)로 ‘최저임금 안정 및 합리적 제도개선’을 꼽은 기업이 40.1%에 달했다.
노동계는 차등적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해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꾀하고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한다’라는 최저임금제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안은 지금까지 수차례 최저임금위에서 부결됐다. 지난해에는 반대 15표, 찬성 11표, 기권 1표로 4표 차로 통과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