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이상 빈곤 위험도 OECD 1위… 상대적 빈곤율 18세∼65세의 4배

통계청 ‘SDGs 이행보고서’

코로나 학습결손… 기초학력 미달↑
중3 영어, 1년새 2배 이상 증가

택배·배달음식 늘며 쓰레기 대란
종이류 25·플라스틱류 19% 급증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률이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도 심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택배·배달 수요가 늘어 종이류와 플라스틱류 등 폐기물 처리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또한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 위험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2’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2020년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 중학교 3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과목별로 △국어 6.4% △수학 13.4% △영어 7.1%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포인트, 1.6%포인트, 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어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의 경우에는 2020년에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2.8%포인트, 4.5%포인트, 5%포인트 늘어났다.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수학의 경우 읍·면 지역(18.5%)의 미달 비율이 대도시(11.2%)보다 높았다. 이에 따른 지역 간 격차는 7.3%포인트로, 전년(4.9%포인트)보다 더욱 확대됐다. 이처럼 기초학력 미달률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등교와 대면수업이 제한되며 학습 결손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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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에 비대면으로 받아 볼 수 있는 택배·배달 음식 수요가 늘면서 쓰레기 배출량도 함께 증가했다. 공공폐기물처리시설 내 폐기물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종이류 쓰레기는 전년 대비 24.8% 급증했고, 플라스틱류 쓰레기도 18.9% 늘었다.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2020년 87.4%로, 10년 전(2010년 82.7%)보다 4.7%포인트 늘었다. 폐기물 유형별로는 △건설 99.0% △사업장배출시설 84.3% △지정 63.7% △생활계 59.5% 순으로 재활용 비율이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생활폐기물 재활용 비율(2018년 기준)은 24.8%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64.1%로 재활용 비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소득 인구 비율)은 40.4%로 집계됐다. 이는 18∼65세 빈곤율(10.6%)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18∼65세 빈곤율 대비 66세 이상 빈곤율로 측정한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 위험도는 367.8%(2018년 기준)로 OECD 국가 가운데 1위였다. 상대적 빈곤 위험도 상위 국가인 스위스(250.0%), 호주(246.9%), 일본(153.8%) 등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빈곤 위험도는 월등히 높았다. 다만 66∼75세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43.5%에서 2020년 31.4%로 12.1%포인트 감소했다. 76세 이상은 2011년 55.3%에서 2020년 52%로 변화폭은 크지 않았다.

 

노인 저소득 문제도 여전히 심각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66세 이상 인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처분가능소득 기준)은 1809만원으로, 18∼65세 인구(3240만원)의 55.8%에 그쳤다. 그나마 노인 빈곤율이 최근 들어 하락하는 것은 2014년 7월 도입된 기초연금의 효과로 분석된다. 2016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 지급 시 노인 상대 빈곤율이 5.6%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2%(잠정)로 집계됐다. 이는 1970년(80.5%)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특히 쌀(92.8%) 이외 콩류, 옥수수, 밀 등의 자급률은 10% 미만에 그쳤다. 대부분 곡물은 수입해서 사용해야 하는 만큼 국제 곡물가격 변동에 국내 물가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저소득 가구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은 식품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으로 소득 수준이 ‘하’로 분류된 저소득 가구 가운데 13.4%는 관련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충분하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