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검찰 정기 인사가 예년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검언유착’ 의혹을 벗은 한동훈 검사장을 필두로 한 ‘윤석열 사단’이 중앙 무대로 돌아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한 검사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한 데 대해 “냉정한 현실의 결과물”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검사장이 새 정부 들어 검찰 핵심 요직에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검사장은 올해 1월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직 검사로는 유일하게 네 차례 (인사에서) 좌천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언유착 의혹을 털어 낸 한 검사장은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시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검사장을 독립운동가에 빗대며 이 같은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법무부 검찰국장이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장 등으로도 거론된다.
또 각각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이두봉 인천지검장과 박찬호 광주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이원석 제주지검장 등도 주요 보직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대부분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검찰 수사력 회복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제2의 적폐 수사가 시작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검사 출신 김광삼 변호사는 “윤석열 사단은 수사 능력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인사들이 좌천되며 검찰 수사력이 약화됐다고 비판받은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이 다시 등용돼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하게 되면 그게 바로 검찰의 정상화 아닐까 기대해 본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사단은) 윤 당선인과의 인연이 아닌 능력을 인정받아 등용될 거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면서 “사실 현 정부에선 검찰 내부적으로도 인사를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았나. 그렇게 되면 조직 자체가 무너지는 측면이 있는데 능력 위주 인사가 이뤄지면 이런 부분이 치유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한 검사장이 자신을 공격했던 이들에 대한 수사 단서가 발견되면 폭주할까 봐 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한 검사장 무혐의 처분을 두고 “냉정한 현실의 결과물”이라며 “서울중앙지검이 (휴대전화 포렌식) 기술력의 한계를 언급했으니 뭐라 하겠나.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 한 검사장이 낸 입장문과 관련해서는 “감정에 충실한 건 알겠는데 검찰 요직을 맡을 거란 언론 보도가 많이 나오는 측면에서 아쉽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박 장관이 피의 사실을 공표하고 수사지휘권을 남발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한 검사장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한 유 전 이사장에게 이날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허위 발언으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신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 전 “뉴스를 안 봐서 (한 검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줄)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