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유영하 변호사의 6·1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광역시장 출마를 생각할 때, 더 이상 ‘탄핵’이라는 그 자체를 떠올릴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변호사가 지난해 말 특별사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을 맡아 4년간 소송을 이끌었던 만큼, 그의 행보를 눈여겨볼 때마다 과거의 시간이 생각나지 않겠냐는 일부 시선을 물리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인터뷰에서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것은 탄핵에 대한 입장이 찬성이든 반대든 그것이 우리 당의 어떤 인사를 하거나 아니면 앞으로 정치하는 데 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부터 내렸다. 이어 “유영하 변호사의 탄핵에 대한 입장이 대구를 위해 공직으로 봉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잣대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답변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했는데, 유영하 변호사의 출마가 탄핵의 강에 다시 뗏목 띄우고 돌아가는 모습으로 국민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말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탄핵의 강’이라는 표현은 지난해 국민의힘의 당 대표 선거를 전후해 이 대표의 행보와 맞물려 등장했다. 당시 후보였던 이 대표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탄핵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역민들에게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호소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후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대구에서 말한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한 방송에서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메시지로 ‘탄핵의 강’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같은 관점에서 이 대표는 7일 라디오에서도 “대구 시민들이, 우리 당원들이 유영하 변호사가 경선에서 이기게 뽑아주신다면 우리 후보가 되는 것”이라며 “만약 안 뽑아주신다면 유영하 변호사 개인 노력이 부족한 것이지, 탄핵의 강을 넘은 우리 당에서 탄핵에 의한 찬반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각했다. 계속해서 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사저 정치’ 영향 관측에는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끝까지 모셨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면서도 “지역사회 동량류로 되는 그런 분류는(분은) 아니다”라고 봤다.
연합뉴스TV는 박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유 변호사 지지를 선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영상에서 “유영하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것은 유영하 후보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었다”며 “유영하 후보는 지난 5년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 한 이러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영하 후보의 고향인 이곳 대구에서 유 후보가 저를 대신하여 이루어 줄 것으로 저는 믿고 있다”며 “저는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영하 후보를 후원하겠다”고 시민들의 응원도 함께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