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플루복사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2020년 연구에 이어 두 번째다.
연구팀은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등 값비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공급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9일 캐나다 맥길대 건강센터 연구소와 미국 워싱턴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연구에서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들의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플루복사민은 우울증이나 강박증 치료를 위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이다. 먹는 치료제로 지난 1971년 처음 개발돼 다국적제약사 애보트가 ‘루복스’라는 제품명으로 처음 판매했으며,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이 ‘듀미록스’로 판매 중이다.
이 약은 체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시그마-1 수용체’를 활성화해 염증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은 코로나19 외에도 폐 손상을 일으키고 환자의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염증 발생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캐나다와 미국,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환자 21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시험 3건에 대한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세 임상시험 참가자들 모두 진단 후 7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 항우울제인 플루복사민의 조기 사용이 증상이 있는 성인 코로나19 외래 환자의 입원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94.1%~98.6%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토된 임상시험 중 하나(STOP COVID1)는 플루복사민이 폐의 염증을 줄였다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해당 임상시험에서 플루복사민이 환자들의 호흡곤란 또는 입원 후 동반하는 저산소혈증을 억제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플루복사민은 앞서 지난 2020년 11월에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돼 주목받았다.
당시 연구를 진행했던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경증 또는 중등도 코로나19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해당 약물이 코로나19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연구 결과에서는 엇갈린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감염학회는 해당 약물을 코로나19 외래환자에게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플루복사민처럼 안전하고 하루 약 1달러 수준으로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저렴한 옵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출시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1회분은 약 530달러(약 65만45원),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르)는 약 700달러(약 85만8550원) 수준이다.
연구팀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용량을 평가하고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환자에 대한 효과를 조사하는 중”이라며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나 항바이러스제에 접근이 어려운 고위험 환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지난 6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