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당의 내홍에 관해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싸움을 회피하고 시골에 내려가 앉아있는 게 책임지는 것인지 싸우는 게 책임지는 것인지 고민했다”며 “많은 이들의 요청에 부응해 아무도 나가지 않겠다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는 것이 오히려 더 당에 책임지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이 ‘신4인방’을 제안하는 등 새 인물론이 계속 제기되는 것을 두고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식 공모 절차를 거쳐 마감됐으니 그에 맞게 경선하면 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을 둘러싼 당내 비판여론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송 전 대표는 “제 출마에 대해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당 대표였기 때문에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나. 지금 당을 이끄는 분들도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들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약 50일밖에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 제대로 오세훈 후보와 싸우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싸움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 앉아있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 아니면 누가 보더라도 질 거라고 생각해 아무도 출마 선언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을 위해 다시 한 번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라며 “현역 의원 임기 2년과 국회의장 도전 기회도 포기하고 당을 위해 싸워달라는 많은 분의 요청에 부응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당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당의 서울시장 공천 신청이 마감됐음에도 당내에서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한다며 전략공천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상황을 두고는 “172석을 가진 제1정당이 주먹구구식으로 당을 운영하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원칙을 지키지 않고 당헌·당규를 무리하게 개정했다가 국민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에 맞게 하면 된다.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간도 촉박한데 ‘갓 쓰고 망건 쓰다 장 다 파한다’는 말이 있다”며 “경선절차를 거쳐 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후보를 찾으려는 움직임에 대해 ‘레디 메이드 허니(이미 만들어진 꿀)’만 찾는다는 비판도 내놨다. 송 전 대표는 “지금 오세훈 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어디 있겠나. 경선으로 공약과 비전을 홍보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미 완성된 ‘레디 메이드 허니’, 즉 만들어진 꿀단지를 찾아다니는 수동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은 안된다”며 “이미 만들어진 꿀단지만 찾으려는 건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는 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신의 출마에 반대하는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는 “그럴 열정과 시간이 있으면 진작 서울시장 후보를 찾고 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것도 안 하다가 송영길이 나간다니 공격하는 것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보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후보도 없고 비아냥 당하다가 그래도 제가 마중물이 돼 서울시장 후보에 6명이나 등록을 했다”며 “이걸 보고 뿌듯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이유에 대해 “다음 주 공식적으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논란에 대해 답하는 것이 시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공식 행보를 통해 지방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 중으로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10대 공약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