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 속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강원 양구 산불에 대한 대응단계가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상향됐다.
10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양구 산불은 이날 오후 3시40분쯤 강원 양구군 양구읍 송청리 일대에서 시작됐다. 당국은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자 오후 9시를 기해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3000ha 미만, 초속 11m 이상 강풍, 진화 시간 24∼48시간 미만이 예상될 때 발령한다. 진화 인력도 관할 기관 100%, 인접 기관에서 50% 투입하며 광역단위 가용 헬기는 100% 동원한다. 현장통합지휘본부장은 광역단체장인 강원도지사가 맡는다.
화재 초기 산림당국은 헬기 15대와 특수진화대원, 공무원, 소방대원, 경찰 등 295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산불 현장에 순간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당국은 산불 영향 구역을 60ha로 추산하고 오후 5시4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 2단계는 평균 풍속 초속 4∼7m, 예상 피해면적 100ha 미만, 진화 시간이 24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경찰은 차량 12대와 인력 37명을 동원해 산불 현장에서 교통을 통제하며 주민 대피를 도왔다. 화재 현장 인근 주민 50여명은 인근 복지회관으로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가 지면서 진화 헬기는 철수했고, 당국은 지상 인력으로 확산 저지선을 만들어 야간 진화체제로 전환했다. 야간에 산불이 확산할 것을 우려해 소방과 경찰은 청우리, 황강리, 야촌리 등 민가 주변을 보호하고 있다.
오후 9시 이후 산불은 초속 2∼3m의 바람을 타고 능선을 따라 길게 띠를 형성해 북쪽으로 번지고 있다. 산림당국은 날이 밝는 대로 가용 헬기를 동시에 투입해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산불은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남성이 낙엽을 태우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양구 산불과 관련해 산림청장과 소방청장에게 “지자체, 국방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활용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라”며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야간 산불 진화 인력과 장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또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찰청장, 지자체와 협조해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 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고, 주민 대피와 등산객 통제 등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