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치부 기자를 주로 했지만 문화예술, 콘텐츠, 역사, 스포츠, 관광 등 이런 분야에 굉장히 많은 기사를 썼습니다. 제가 전 세계를 다니면서 문화예술 현장과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 등을 우선적으로 찾아갑니다.”
윤석열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깜짝’ 발탁된 박보균(68) 후보자는 11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임시 사무실에서 만난 취재진이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묻자 이같이 밝히면서 “결코 이(문화·예술) 분야가 낯설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제가 쓴 글을 보면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의 세계, 윤동주 시인을 읽는 방식, 미셸 푸코의 철학과 권력 이야기, 헤밍웨이의 문학 세계, 조지 오웰의 언론 자유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1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뒤 정치부장과 편집국장, 편집인을 거쳐 부사장을 지냈으며, 중앙일보 대기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박 후보자는 주로 정치부 기자를 했다. 박 후보자는 “전 세계 곳곳의 현장을 취재하면서 여러 나라가 어떻게 문화예술 정책을 차별화하고 경쟁력 있게 활용하고 그 나라의 매력적인 부분으로 만드는지 실감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정책을 구사하려고 노력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 시절 쓴 칼럼이 편향적이라는 여권의 비판과 관련해선 “과거 박근혜정부의 잘못도 비판했다. 언론인의 기본자세는 힘센 정권,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며 “(칼럼을 쓸 때) 그런 입장에서 접근해왔다”고 반박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정권과 대립할 때 칼럼에서 그를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노인에 빗댄 바 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칼럼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과 맞선 데 대해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외롭게 투혼을 발휘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윤 총장이 그 부분에서 (소설 속 주인공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께선 저의 글을 많이 봐왔고 문화 예술 콘텐츠에 대한 저의 열정을 잘 알고 계신다”며 “정책적으로 잘 추진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약속한 ‘통합과 번영의 나라’는 문화에서 시작,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이를 위해 글로벌 문화를 역동적으로 이끄는 케이(K)-컬처를 위해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우리 전통 문화의 독보적인 가치와 매력을 확산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모두가 공정하게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혼을 자기 작품에 집어넣는 작업을 한다. 혼을 바쳐 자기 분야의 승부를 거는 것이니 문화예술인을 굉장히 존경한다”며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는 문체부 전직 장차관들이 박근혜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직원들에 대한 구명 운동에 나선 것과 관련, “어제 (장관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악몽처럼 과거에 존재했다”며 “윤석열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란 단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징계 관련은) 현재 황희 장관 체제에서 다루고 있으니 지켜본 뒤 제 의견은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이어령(1990~1991)·이수정(1991~1993) 문화부 장관, 주돈식(1994~1995)·송태호(1997~1998) 문화체육부 장관, 정동채(2004~2006) 문화관광부 장관에 이어 여섯 번째 언론인 출신 장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