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정영학 녹취록 30시간 분량, 법정서 공개

정영학 녹취록 오는 25일 법정 재생 전망 / 재판 상황 따라 27일 혹은 29일에 틀 가능성도
경기 경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 취재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사건의 핵심 증거로 분류되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오는 25일부터 법정에서 재생될 전망이다. 일부 내용이 파편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적은 있지만, 증거로 정식 조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21차 공판기일을 오전 10시부터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재판을 시작하면서 "오는 25일 월요일 녹음파일 관련된 증거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27일 수요일 혹은 29일 금요일에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증거로 조사될 가능성이 있다.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은 총 140시간 분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호인은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난 3월 밝혔지만, 검찰과 협의 끝에 약 30시간 분량을 재생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루 6시간 공판을 진행한다는 가정 아래, 공판에서 모두 재생하기 위해서는 약 다섯 기일을 사용해야 하는 분량이다. 녹음파일을 증거로 조사할 때는 녹음파일을 재생해서 재판부가 청취하는 방법으로 하도록 대법원규칙이 정하고 있다.

 

검찰은 "증거 결정을 전제로 증거에 따라 (녹취록을) 증인에게 제시하고 증인신문이 진행됐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더이상 지체하면 (증인신문) 일정에 방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녹취록에 '허언'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남욱 변호사 측 변호인도 "대화가 담긴 녹음을 구속 피고인은 확인할 방법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녹음파일 재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전 재판을 시작하면서 "오는 20일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기한이 만료된다. 오는 18일에 유 전 본부장에 대해서 별건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말지에 대한 심문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각 심급별로 법원은 피고인을 최대 6개월간 구속할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21일 구속상태로 기소된 바 있다. 추가기소된 김씨와 남 변호사 역시 지난해 11월22일에 기소돼 구속기한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씨 등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