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15년 기다린 금강산 사업 결국 손 뗀다

관광 중단후 올스톱… 北 시설 철거 정황도
리조트·골프장 자산 507억 손상처리 계획
“깨끗하게 정리… 미래 사업에 집중할 것”
아난티 금강산 리조트 골프장. 아난티 제공

럭셔리 리조트·골프장 운영 업체인 아난티가 15년 가까이 중단돼 온 금강산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기대감을 품기도 했지만, 남북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손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난티는 12일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난티는 금강산 관광특구에 보유한 골프장(18홀)과 리조트(96실)의 자산 507억원(지난해 말 기준)을 손상 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아난티는 2008년 약 925억원을 투입해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를 조성했다. 하지만 같은 해 개장을 앞두고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업이 막혔다. 최근에는 외신 등에서 북한이 아난티가 조성한 시설을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난티 관계자는 “현재 보유 자산 1조3000억원이 넘고 운영 중이거나 새롭게 추진하는 플랫폼이 7개인 상황에서 500억원 정도 되는 자산에 의해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지속해서 손상되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강산의 한국 측 해금강호텔 외에 골프장에 대한 북측의 추가 철거 동향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구체적인 철거 진척 상황에 대해선 ‘정보사항’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현재 해금강호텔 해체 작업과 골프장 철거 작업이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면서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북한이 조속 호응해 오라”고 말했다.

최근 촬영된 민간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해금강호텔에 대한 해체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 호텔에서 약 1.8㎞ 떨어진 아난티 골프장도 철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북측에 남측 시설 철거 상황을 확인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북측의 반응은 따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