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는 12일 자신의 발언이 ‘장애인 혐오’가 아니라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입장을 두고 “세상이 단어만 보고 이야기하느냐”고 반응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YTN ‘뉴스큐’에 출연해 “그 (이준석 대표의) 발언으로 (장애인을 향한) 혐오적 발언과 공격(이 있다), 심지어는 휠체어를 밀고 가는데 쫓아와서 ‘팔까지 잘라줄까’라고 이 사회가 공격해댄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면서 장애인 혐오가 아니라고 이 대표가 말했지만, 이로 인해 장애인을 겨냥한 2차 가해와 혐오가 조장된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박 대표는 이 대표와 13일 오후 JTBC ‘썰전 라이브’에서 장애인 이동권 등을 주제로 토론이 예정되어 있다.
박 대표는 “숲을 봐야 한다”며 “나무 하나만 가지고 썩었느냐를 두고 논쟁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차기 집권 여당의 대표라면서, 박 대표는 “개인이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분이 아닌데 그런 식으로 정치 지도자가 한다면 힘없는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도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의 면담 후 시위 방식을 삭발식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는 “인수위가 저희를 만나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시위를 멈춘 것”이라며, 기존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로 되돌아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희가 선택할 수 없고 인수위가 결정해야 한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사회와 정치가 ‘탈시설’의 대안을 보여주지 않아 나타난 불신 때문에 시설 이용자 부모들의 ‘탈시설 지원법’ 폐지 촉구 목소리가 나온다고 짚었다. 특히 이를 장애인 단체간 갈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탈시설이라는 말은 저희가 주장한 게 아니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나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2006년 채택된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의 제19조 ‘자립 생활 및 지역사회에의 동참’에 “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자신의 거주지 및 동거인을 선택할 기회를 가지며, 특정한 주거 형태를 취할 것을 강요받지 아니한다”가 적힌 점을 끌어온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는 (우리가 아닌)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싸워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끼리 갈라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