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출장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던 기업들이 부분적 일상회복에 돌입했다. 반면 지난 2년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임직원들은 향후 입사 또는 이직을 준비할 경우, 재택근무 시행 여부가 입사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그간 금지했던 대면 회의와 집합 교육, 출장 등을 이날부터 부분적으로 재개하는 내용의 완화된 방역 지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국내외 출장을 다시 허용하고 행사는 299명 이내에서 개최가 가능하다. 회식은 10명 이내에 보직장 주관으로 허용하고 업무용 셔틀버스와 헬기도 다시 운영한다. 코로나 변이와 재확산 가능성을 감안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로 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비율을 최대 50%까지 가능하게 한 방침도 유지한다.
포스코는 이달 1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실시하던 재택근무를 중단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국내외 출장과 교육·회의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12일 뉴시스가 인크루트에 의뢰해 진행한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재택근무 이후 사무실 복귀'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도 전체 응답자 중 66.9%가 사무실 복귀 등으로 일상회복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종료됐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33.1%만이 현재까지 재택근무 중이라고 밝혔고 이들 가운데 78.7%가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이유는 '준비 및 출퇴근 시간 단축(72.5%)'이 가장 컸다. 이어 교통비 및 식대 절감(12.7%), 코로나19 감염 위험 최소화(8.5%), 대면 접촉 최소화(4.2%) 순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직 또는 입사한 사람들에게 기업의 재택근무 시행 여부가 입사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물어본 결과,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 수준(50.5%)으로 나타났다. 전혀 무관했다는 응답은 23.7%에 그쳤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62%는 향후 입사 또는 이직을 준비할 경우, 재택근무 시행 여부가 입사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전혀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10.0%에 불과했다.
네이버가 최근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근무제도 선호도 설문(응답률 76.1%)을 진행한 결과도 비슷했다. '개인에게 최적의 근무방식'을 묻는 질문에 "주5일 사무실 출근"이라고 응답한 직원은 2.1%에 불과했다. 필요에 따라 사무실·집에서 일할 수 있는 '혼합식 근무'가 적합하다고 답한 직원은 52.2%, '주5일 재택근무'는 41.7%로 나타났다.
임직원들의 이 같은 반응에 기업들은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도 거점 오피스·유연근무제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도 재택 근무 등 유연 근무 체제는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적용된 인사 제도 개편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LG는 여전히 재택근무 비율을 50%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은 재택 근무를 정식 근무 형태로 인정하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SK텔레콤은 이달 7일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 등 3곳에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Sphere)'를 운영하며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유행 중 대부분 재택근무를 실시했는데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업무 효율성이 높다고 느낀 것 같다"며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유연한 업무환경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서 재택근무를 강제 종료하기보다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점진적 회복이나 정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